숏 비디오 - 지식의 전달 속도
트위터가 처음 나왔을때도 지금도 트위터는 쓰지 않고 있습니다. 제한된 글자수의 트윗... 그걸로 무얼 하나.
취미 카페에서 글을 쓰면 좀 길게 쓰는 편입니다. 자세하고 나름 쉬운 정보 전달력으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너무 긴 글에 질려 보기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을거라 압니다.
유튜브도 처음엔 별로 관심 없다가 어느 순간부터 구글을 대처할 만큼 많은 정보의 검색과 학습의 소중한 소스로 사용합니다. 아울러 흥미로운 영상들도 즐깁니다. 한때는 영어공부를 한답시고 좋아하는 일본 애니의 영어 캡션 또는 영어 더빙판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긴 영상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쉽지 않아집니다. 긴 영화도, 많은 편수로 이루어진 드라마 같은 것들도 쉽게 시작을 못합니다. 대신 요즘엔 드라마 시즌 전편을 한두시간에 압축해 놓은 리뷰 영상들이 나오기에 처음 몇분을 보다가 끌리면 보게 되곤 합니다. 그걸 보고 재미가 있어도 원본을 처음부터 볼 엄두를 못냅니다. 게다가 최근엔 뉴스 같은 걸 볼때는 속도를 1.5~2배속으로 돌리는게 습관이 되어 갑니다.
틱톡이 나왔을때도 그게 뭔가 싶다가도 조금 들여다보고 관심을 안갖고 있었는데, 요즘 유튜브 쇼츠에 재미를 느끼곤 합니다. 짧은 시간내에도 참 많은 정보도 주고, 재미도 준다고 느낍니다. 결국 오늘 다시 폰에 틱톡 앱을 깔아봅니다. 어쩌면 조만간 트위터도 다시 시도해볼지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쇼츠에서 흥미로운 영상들은 공유 버튼을 눌러 저 자신의 이메일에 링크를 보내 놓습니다. 제 방식으로 북마크를 한 셈입니다. 잔뜩 보내온 이메일들을 보면 재미 위주의 영상보다는 나중에 유용하게 써먹을 거 같은 정보 중심의 영상들 링크가 더 많습니다.
이런 상황 변화들을 인식하면서 세상은 참 빨리 변한다 싶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통해서 지식의 전달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는 것 같다라고 느낍니다. 뭔가를 배울때 책이나 글을 읽으며 배워가는 것 보다, 다양한 그림이 함께 있는 웹페이지에서 더 빨리 쉽게 배울 수 있던 시절을 거쳐서, 유튜브의 등장으로 영상을 보면서 무언가를 해 나가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니 그것보다 더 직관적으로 배우는 방법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영상마저도 짧은 시간 안에 압축해서 내용을 전달합니다.
과거에 흔히 취업 준비를 위한 인터뷰 스킬을 갖출때, 또는 성공적인 비지니스를 위해 엘리베이터 스피치 능력을 갖추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탄 후 내릴때까지의 짧은 시간안에 함께 타고 있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요즘 유튜브 쇼츠를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스피치의 도사가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걸 보면 제가 이미 나이가 들어서 여태 일한 나날보다는 은퇴까지 남은 일할 시간이 짧다는 것에 살짝 안도도 되고, 제가 세일즈 쪽이 아닌 연구개발쪽의 직무 능력인 것이 다행이란 생각도 많이 듭니다.
세상 참 빨리 변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