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첫 전자오락과의 만남은 pong 이었다. 국민학교 (당시는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였다) 정문 옆 문방구에 어느날 전자 기계가 한대 들어왔다. pong 이었다. 당시는 정식 이름을 몰라서 그냥 테니스라고 부르며 즐겼었다.
중학교 들어가서 두번째로 만난 아케이드 게임은 breakout 이었다. 역시 정식이름은 모르고 그냥 블록격파라고 불렀었다. 완벽한 흑백화면의 게임이다. 오락기가 동네 탁구장에 들어왔었다. 한판을 다 깨면 두번째 판이 연속해서 나오고, 이것도 다 깨고 나면 더이상 나오는 것 없이 그냥 공만 튀기는 상황이 된다. 나름 게임에 소질이 있었는지 해본지 얼마 안되어서 두판 다 깨고 운좋게 절묘한 공 각도와 위치가 되면 공튀기는 막대를 한 위치에다 고정시켜도 무한히 반사시킨다. 얼마후 탁구장 아저씨는 셀로판 테이프를 적당히 잘라 붙여서 마치 컬러 게임으로 바뀐 것 같은 느낌으로 즐겼었다.
breakout 이 나온 지 얼마 후 국내에서는 오트론 TV 게임기라는 이름으로 pong, breakout 등을 TV에 연결해서 돌리는 고전 게임기가 나왔었다. 무척 갖고 싶었으나 한번도 못 갖고 커버리고 말았다.
사진 출처는 http://bellona.egloos.com/583456
오트론 TV 게임기 관련 더 상세한 자료는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a601&logNo=70142070841
그로부터 한참 후(?) breakout 이 발전을 해서 super breakout 으로까지 나왔다. 패달이 작아지고 공도 빨라 보여서 무척 어려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오락들이 훗날 나의 진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오락 이전에는 라디오 키트 같은 것들을 만드는 취미가 있었는데 이런 게임들을 만들어 보기 위해 디지털 전자제작집 등을 사서 공부하게 되었고 이는 훗날 대학교에서 전자공학 부전공의 발판이 되었다. 기판을 다 준비해 놓고도 AY 3 시리즈 칩을 못 구하는 바람에 게임기를 직접 만들어 보진 못하고 나중에 Apple II 를 만나면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프로그래밍을 독학하게 되었고, 비록 전공 부전공은 안했지만 오늘날까지 밥벌어 먹는 직업에서 가장 강력하게 써 먹고 있는 기술이 되었다.
다음은 Mame 0.150b 와 pong, super breakout 롬이다. 윈7 pro 64 비트에서 잘 돌아감을 확인하였다.
먼 훗날에는 이들의 발전형이 알카노이드 등이 나와서 즐기기는 했지만 역시 초기의 pong, breakout 이 더 추억의 게임으로 마음속에 남아 있다.
(아케이드 형 오리지널 breakout 은 롬과 스크린샷 조차도 구하기 힘들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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