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Dnet 뉴스를 보다가 배운 한국 사외의 현실... 살기가 점차 어려워져가는 실상의 예측.
다른 뉴스인가 블로그에서는 미국의 한인 미래학자가 삼성에 대한 권고 - 스마트폰 사업을 지금 빨리 팔아치우고 미래를 대비하라는... 5년만 지나면 그나마 팔 기회도 없을 것이라는... -- 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나저나 글 중에 우리 사회의 허세에 대한 예리한 비판을 읽으며 왜그렇게 마음 한 구석이 편치 못한지...
출처: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51216100301
중저가 스마트폰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이균성 칼럼]빈 주머니와 팍팍한 삶의 상징
이균성 편집국장
입력 : 2015.12.16.10:14
수정 : 2015.12.16.16:20
삼성 애니콜과 LG 싸이언이 모토로라 스타택을 몰아낸 뒤 국내 휴대폰 시장은 ‘외산 폰의 무덤’으로 불렸다. 스타택의 몰락 이후 그 어떤 외국 브랜드도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판매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삼성과 LG는 그런 독보적인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휴대폰 사업을 글로벌로 성공시켰다. 특히 노키아가 별로 힘을 쓰지 못하는 미국 시장에서는 삼성과 LG가 1, 2위 자리를 나란히 꿰찼었다.
삼성과 LG 외에 팬택을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특별한 경쟁자가 없는데다 보조금 위주로 판이 짜였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드물게 고가 폰 중심의 시장이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고 국내에서도 아이폰 열풍이 분 뒤 애플 제품이 적잖이 팔리며 외산 가운데 유일하게 시장을 잠식했지만 고가 폰 중심의 시장구조는 요지부동이었다. 아이폰도 고가 폰이었고 경쟁 제품 또한 고가였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외산의 무덤’과 ‘고가 폰 중심’이 그동안 국내 휴대폰 시장의 2대 특징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 1년 남짓 기간 시장은 급변했다.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중국계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더 이상 외산의 무덤이 아니라 글로벌 격전지가 될 상황이고 고가 제품을 팔기가 훨씬 힘들어졌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상당기간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몇 가지 점에서 긍정적이다. 삼성 LG 등 국내 업체와 외국 업체의 싸움을 촉진시켜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다양한 제품 출시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거품이 끼었을 수도 있는 휴대폰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효과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향후 휴대폰 시장의 최대 경쟁 포인트는 가격 경쟁력일 것이다.
LGU+가 16일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Y6를 출고가 15만원에 선보인 것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가격이면 줄어든 보조금을 감안하여도 2년 약정할 경우 사실상 거저 얻을 수 있다. 가입자 유지 및 유치에 상당한 호소력을 갖기 때문에 다른 두 경쟁사도 이런 제품 조달에 신경을 쓸 것이다. 삼성 LG 등 국내 업체나 중국계 등 외국 제조업체들도 호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러나, 조금 삐딱한 시각일지 몰라도,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 경제의 씁쓸한 뒷모습을 본다. 이런 변화가 저성장의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한국 경제의 상징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보조금을 통제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장을 변화시킨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단통법이 촉발시켰기는 하지만 성장이 멈춘 시장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주지하듯 이미 포화상태다. 새로운 가입자를 늘릴 수 없고 인구구조로 봐 앞으로는 오히려 줄어들 일만 남았다. 가입자당 매출을 확대하지 않는 한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새로운 사업에 효과적으로 진출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3사의 암묵적 합의 하에 마케팅 비용(보조금)을 줄여야 하는 환경이 이미 조성된 것이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황금기는 지나간 셈이다.
성장이 멈춘 건 이동통신 서비스 산업만이 아니다. 반도체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1997년 IMF 환란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가 일시적인 문제였다면 최근의 어려움은 구조적이고 장기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산업의 성장성이 제한되고 기업이 어려워지면서 취업난이 가중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의 수렁에 빠져든 것이다. 그 대책이 ‘빚내서 집 사’ 정책이었다.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오죽하면 언 발에 오줌을 눠야 했을까. 그건 그만큼 더 위급하다는 방증에 지나지 않는다. 빚을 내게 해 인위적으로 집값을 올려 떨어지는 성장률을 최소한으로 막아낸 것으로 보이지만 그 후폭풍은 심대하다. 소비 위축이 아니라 ‘소비 절벽’이라는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제 또한 중저가 폰이 유행하는 결정적 이유라 생각한다.
부자는 강남 타워팰리스를 갖고 자랑하고, 집 살 여력이 없는 사람은 외제차 갖고 뽐내고, 차 굴릴 형편이 안 되는 사람은 최고급 폰 갖고 체면을 유지하는 게 우리 사회 허세의 단면이었다. 중저가 폰이 불티나게 팔리는 건 이제 그 정도의 허세마저도 허락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네 서민의 주머니가 비었고 삶이 팍팍해졌다는 상징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시각을 꼭 견강부회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1~2년 사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셋값이 수천만 원에서 1억 몇 천만 원까지 오른 게 현실이고 또 오른 차이를 월세로 대체하는 게 대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집 없는 서민은 매달 수십 만 원의 추가 주거비용을 내야 하는 셈이다. 멀쩡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두 달에 하나씩 깨버리는 일과 같다. 그러니 지름신이라고 어찌 팍팍 강림하실까. 중저가 폰 늘어나는 게 좋은 일인데도 씁쓸한 까닭이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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