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일기

낚시 취미 카테고리 시작

smores 2015. 9. 8. 01:13

한 두달전 즈음 아틀랜타에 있는 친구를 방문했었다. 명목상으론 함께 시작하는 회사에서 개발중인 제품에 대한 논의 (나는 소프트웨어 파트를 맡았고, 친구가 하드웨어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함께 낚시를 가자는... 


아주 오래 전 학창 시절 딱 한번 친구랑 낚시를 갔었다. 그것이 나로서는 마지막 낚시였고, 그 친구는 미국에 와서도 가끔 (바다낚시를) 즐긴다고 한다. 


한 6시간 운전해서 간 플로리다의 Panama City 캠핑장. 그곳에 있는 피어에서의 생애 첫 릴을 사용한 바다낚시. (아주 어릴 적 인천 송도유원지에서 대낚으로 망둥어 잡은 것을 제외하곤 첫 바다낚시였고, 게다가 릴 낚시는 진짜로 처음이었다)


나름대로 hard tail 이란 고등어 비슷한 것도 꽤 잡았고 (역시 바다 물고기는 힘이 좋다. 손맛이 정말 끝내준다는...) 그 밖에도 이름은 잘 모르는 작은 (대략 15-25cm 급), 먹지도 않고 미끼로나 다시 쓴다는 고기도 꽤 잡았고 (피어 다리 바로 밑에 무리지어 있었다), 피어 밑에서 이상한 물고기가 보여서 일부러 노렸는데 진짜로 잡힌 놈도 있었다. 





거의 20여년이 지난 후 한 낚시에서 이렇게 재미를 보고 나니 다시 한번 낚시를 취미로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집에 온 후 동네 민물낚시를 할 만한 환경을 살펴보니 이게 왠걸,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민물) 낚시 취미에는 거의 천국이나 다름 없다. 수 많은 크고 작은 호수, 연못들이 있고, 심지어 현재 살고 있는 커뮤니티에 붙어 있는 커다란 호수(주로 사람들이 자기 보트들 가져와서 수상 스포츠 즐기는 곳이다)에는 아침 일찍 가 보니 엄청나게 큰 고기들이 물위로 펄쩍거리며 뛰어오른다. 해서 다시 시작한 낚시. 


마침 집에 딸아이가 어릴때 이모부에게 선물 받은 스핀캐스팅 릴 낚시 (텔레스코프 타입이라 접어놓으면 30cm 정도 밖에 안된다)와 어린이용 낚시 키트 (각종 바늘, 가짜 미끼 등등) 이 있기에 슬쩍 빌려서 가족들이 여행을 가 있는 사이 집 옆 호수 (차로 2분거리)에 가서 시작해 보았다. 미끼로는 적당한 것이 생각이 안나서 집안 냉장고에 있던 백진미(오징어채)랑 마른 보리새우 조금 가져다 해 보았다. 조금 인내심이 필요하긴 했지만, 기다리다 보니 입질이 있었고, 첫수가 거의 50cm 가까운 메기가 낚였다 !!! 메기의 경우 손맛이 더 끝내준다. 힘 좋게 물속으로 줄을 끌고 들어가는데 낚싯대 부러질 까 걱정될 정도...


며칠 후 주말에는 지렁이도 한번 사와서 해 보았다. 이것으로도 꽤나 다양한 고기들이 잡힌다. 크래피, 블루길, 썬피쉬, 옐로퍼치 등등...








회사의 한국인 동료에게 슬쩍 낚시 하냐고 물어보니 마침 그 친구도 이 동네 오기 전 꽤나 낚시 했던 모양이다. 나의 경우 아이들 장난감 같은 릴 (나중에 보니 장난감 수준은 아니었다) 하나로 시작한 데 비해, 이 친구는 꽤나 장비도 많고, 사진을 보니 엄청난 고기들도 잡았었던 경험이 있고... (거의 1미터에 육박하는 파이크나 두자 이상의 월아이 같은 사진들이 있더라)


하루 날잡아서 동네 호수에 와서 오전 반나절 함께 했는데 결과는 나 혼자 한 50cm 급 메기 한마리가 다였고, 그 친구는 메기는 싫다고 배스 낚시만 열심히 하다가 허탕치고 갔다.


이후에도 시간 날때 짬낚시 식으로도 가 보고 하다 보니 그곳에 오는 다른 동네 사람들이 타운에 park 이 하나 있는데 그곳 lake 가 낚시가 잘 된단다. 사실 동네 호수는 하도 모터보트 타는 사람들이 많아서 시끄럽고, 물결도 많고 해서 낚시하기 조금 쉽지는 않은 곳이다. 게다가 낚시할 만한 곳이 매우 제한된 공간이고 그곳의 shore에는 바위가 많아서 바늘을 끌어 오다가 잘 걸려서 줄을 끊어먹는 경우도 많았고.., 


이후 시간을 내서 위에 말을 들었던 park 에 가 보았다. 정말로 고요한, 꽤나 큰 호수에 가장자리는 사람들 조깅 및 운동을 위한 trail (거의 5km 된다고 한다)이 있는 멋진 호수이다.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dock 이 하나 있고, 그 옆에는 보트 렌트도 할 수 있는 곳... dock 에 가 보니 낚시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 호수에 몇차례 찾으면서 배운 것이 이 동네 메기들은 핫도그(소시지)를 좋아한다고... 자주 오는 젊은 애들 둘이 핫도그를 써서 거의 25-35 인치급 힘 좋은 메기를 연신 건지고, 풀어주고 한다. 이 호수는 따로 permit을 사야 하는 곳이다. 타운에 사는 사람일 경우 당일 5불, 1년 회원 가입하려면 $15 면 된다. 그리고 잡은 고기는 놔주는 Catch & Release policy 가 규정이고, 가급적이면 바늘에 미늘(barb)가 없는 바늘을 써서 고기가 많이 다치지 않고 쉽게 바늘을 뺄 수 있게끔 하기를 권장하는 곳이다.


처음에는 준비해 갔던 백진미와 새우로 그럭 저럭 몇마리 건지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아예 월마트에서 정식으로 $10 짜리 릴 낚시도 하나 사고 (그때도 spin caster로 했다. 초보자에겐 가장 쉬운 릴이라니까...) 소시지도 사 오고 해서 낚시를 해 보니 이건 너무 쉽다. 소시지 한덩이 달면 거의 메기 팔뚝만한 것 쉽게 잡히고, 바늘 끝에 식빵 쪼가리 뭉쳐서 지름 5mm 정도 되는 동그란 볼로 만들어 dock 바로 앞에 드리우면 그냥 sunfish 마구 잡힌다. 꼬마애들도 메기나 sunfish 는 막 건지는 곳...


그렇게 쉽게 잡고 놔주고를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배스 낚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딸아이 릴대는 하도 큰 메기를 몇번 끌다보니 중간 한 단이 빠져 나오려 하고, 부러질까도 걱정이 되어 월마트표 $10 짜리 대로 주로 하고 있던 터였다. 헌데 이 대에 어느 날 한번 전혀 예상도 못했던 큰 배스가 걸린 것... 하필 걸어놓고 당기던 중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던 도중 나는 보지도 못하고 옆사람들이 보는 사이 그놈이 물 위로 뛰어 올라서 바늘을 털고 달아났다. 사람들이 보곤 안타까와 해서 배스인 줄 알았지, 나는 사실 보지도 못한 놈... 


며칠 후에는 소시지 미끼에 제대로 한놈이 걸렸다. 꽤 묵직한데 메기만큼 힘쓰는 것 같지는 않고, 움직임도 다르더라는... 거의 dock 앞에 와서 물위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배스인 것을 알았다. 크기는 대략 40cm 정도 눈짐작으로... 헌데 dock 앞에 안전을 위해 막힌 창살 밑으로 줄을 잡아서 끌어내려는 순간 마지막 바늘털기를 힘차게 하는데 결과적으로 낚싯대가 반으로 부러지면서 줄도 끊고 도망가 버리고 말았다. -_-   월마트표 싸구려 중국제품의 한계였나보다.


그 사건 이후 배스가 더 잡고 싶어지고, 조금씩 배스에 대해 공부도 시작하게 되었고... 낚싯대는 큰 맘먹고 Dick's Sports 가서 $50 짜리 6피트 조금 넘는 꽤 튼튼한 (carbon fiber 재질이라는) 놈에 reel 도 spining reel 로 된 놈을 샀다. 한편으론 월마트에서 다른 $10짜리 스핀캐스터 콤보인 매우 짧은 dock 용 (한 1m 정도의 길이) 하나를 샀다. 이 경우는 값은 싸지만 역시 carbon fiber 로 된 듯한 매우 탄력도 좋고 힘을 쓸 만한 것이었다. 배스를 공부하면서 이것 저것 루어니 소프트웜이니 사느라 돈도 들기 시작하고 (그래도 월마트표는 싸다), 바늘, 봉돌도 자주 잃어버리는 터여서 조금씩 잡다하게 물건들이 쌓여가는 중이다.


dock 용 $10 짜리 낚시대로는 팔뚝만한 메기 꽤 건졌다. 헌데 얼마 전 그 호수의 dock 이 아닌 반대편 조용한 곳에서 홀로 낚시를 하다가 이 낚싯대에 미끼 끼우고 드리운 후 바닥에 그냥 내려두고, 두번째 낚싯대 준비하는 사이 고기가 낚싯대 통째로 물로 끌고 가져가 버렸다는... TT_TT


현재까지 배스의 경험은 앞서 말한 두 마리 (바늘털이 한놈, 낚싯대 부러뜨리고 가져간 놈 하나) 외엔 제대로 배스를 노리고 미끼를 끼워서 (softworm) 루어 낚시로 걸은 것은 두번... 한놈은 랜딩까지 해서 사진도 찍긴 했는데 그리 크지는 않다. 한 20cm 급. 다른 한 놈은 오늘 아침 다운리그라는 것을 연습해 본다고 동네 호수에 가서 (아마도 크래피 용일듯한) 작은 소프트 웜 하나 끼우고 일단 물에 담가만 봤는데 뭔가 신호가 와서 냅다 당기니 역시 20cm 급 한마리... 헌데 앞에 언급한 동네 호수의 특성 상 가장자리의 돌무더기에 추가 걸리는 바람에 고기는 추에서 한 30cm 떨어져 올라온 바늘에 걸려 공중에 매달린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힘을 주니 줄이 터져서 추와, 바늘, 웜, 끊어진 줄과 함께 가버렸다. 결과적으로 hooking 까지 성공한 놈은 총 4번. 그럼에도 아직 입질과 호수 바닥의 느낌 차이도 모르는 왕초보... (몇차례 텍사스리그 식으로 입질 같은 느낌을 받아보긴 했는데 후킹까지 못가고, 수초, 돌 등으로 바늘과 루어, 웜 등만 꽤 많이 잃고 있는 중...) 그래도 넣으면 알아서 잡혀주는 메기나, 잡아도 너무 가볍게 깔짝거리기만 하는 블루길, 썬피쉬 보담 배스가 더 흥미롭다. 그것도 잘 잡기 위해선 좋은 포인트를 찾기 위해 열심히 많이 걸어다녀야 하는 스포츠 피싱이라기에 운동이 부족한 나에게는 한자리에 죽치고 앉아서 하는 낚시보담 몸 건강에도 나을 것 같고...





앞으로 경험들을 이곳에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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